먼저 기본적인 통계수치를 들여다 보면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거의 250% 가까운 천문학적인 수치에 가깝습니다.
다른 국가들 같았다면 이미 망국의 길로 들어섰어야 맞는건데 ... 일본은 예상외로 건재합니다.
참고로 그리스문제가 한창 붉어졌을때의 그리스 부채비율은 GDP 대비 180%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에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불황(디플레이션)과 무엇보다 고령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고령화문제가 향후 일본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될것이라 생각되는데 ... 결국
현재의 천문학적인 국가부채 또한 고령화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고령백서를 참고하면, 2014년 기준 일본의 고령자 가구는 국민연금 및 후생연금 등의
공적연금에서 월평균 23.7만엔이 들어오지만, 지출은 28.6만엔으로 가계수지가 (-)4.9만엔(연 60만엔)의
적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단, 금융자산은 고령자 세대가 젊은 세대보다 여유로운 상황임)

또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노후복지 수준이 낮기 때문에 소비는 더 위축될 것이며,
이에 따라 고령 유권자들의 (노후)복지 요구로 인한 사회복지 비용증가로 재정악화와 ... 재정악화로 인한
경제활력이 축소되는 지금의 장기 불황의 추세흐름이 계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래서 일본도 은퇴시기를 늦추거나, 노인 일자리 만들기 및 노인복지 수혜자의 자가부담률을 높이는
방안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65세 이상 전세대 중에서 금융자산을 4천 만엔(최근 환율 기준 약 4억 5,000만원) 이상
가지고 있는 부유층 노인의 비율은 약 17.6% 입니다. 그러나 1천만 엔(약 1억 1,300만원) 이하의
금융자산을 가진 65세 이상 가계의 비중 또한 35% 수준 입니다. 다시말해 노인들의 자산 분포가
양극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결과 복지에서 소외되고 소득원이 없는 노인들의 일탈 현상이
일본 내에서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꽉 짜여진 일본 사회에서 일탈을 감행할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노인인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20년의 초장기 불황(디플레이션), 천문학적인 국가부채, 심각한 고령화 문제 등
현상으로 들어나고 있는 오늘날의 일본을 들여다 보면, 어느것 하나 불안하지 않은게 없어보입니다.
그런데도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닥칠때마다 세계의 자본은 일본의 엔화로 몰리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

그래서 이러한 엔화강세의 몇가지 이유(원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일본 국가 부채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유통됩니다. 한마디로 유통되는 국채의 대부분을
일본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며, 더 중요한 점은 국채 거의 대부분이 엔화표시로 발행된 국채입니다.

국가든 기업이든 돈(자본)이 필요하면, 그 돈을 조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바로 채권발행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돈이 필요한데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하게 되면 이자비용(자본조달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기때문에 한국보다 이자가 싼 미국에서 채권을 발행하려 하는데, 그럴려면
채권발행을 원화 표시가 아닌, 달러($) 표시로 해야합니다. 그래야만 채권발행이 무난히 이루어지겠죠
[@ 뉴욕에서 일하는 한국인 김철수가 회사동료 마이클에게 돈을 빌리는데, 마이클이 달러($)를
일부러 환전소에가서 원환로 바꿔서 김철수에게 빌려주지는 않겠죠 ... 당연히 그냥 달러($)를 빌려줄 겁니다]

이렇듯 일본 국가부채의 거의 대부분은 자국의 통화인 엔화표시 국채이며, 그 국채 또한 대부분을
자국민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충격이 왔을때 당장 돈 갚으라는 마이클이 존재하지 않는거죠!
우리는 1997년 IMF 외환위기때 돈 갚으라는 채권자의 상당수가 마이클 같은 외국인 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했죠.
여기에 이자가 워낙 낮기때문에(심지어 마이너스) 예금보다 오히려 국채보유에 대한 유인이 더 큽니다.
한마디로 일본국민들은 웬만해선 국채를 잘 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게시물에서도 잘 나와있듯이
엔캐리 트레이드로 해외에 투자되어 있는 자금 규모가 어마어마 하기 때문에(세계 1위 채권국)
대외적 불안 요인이 발생하여 투자금을 본국으로 회수하게 된다면, 오히려 엔화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요인이 됩니다.
[@ 한국은행 최근 통계를 참고해 보면, 2016년 2월말 기준
현재 일본 전체 금융기관의 금융자산 규모는 3,220조엔 이며, 금융부채는 3,133조엔 으로 ... 넷팅하면
순자산이 87조엔 수준입니다(최근환율기준 990조원) ]

얼마전 이슈인에서 독일의 강소기업 "미텔슈탄트(Mittelstand)"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일본의 엔화로 돈이 몰리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독일의 강소기업같은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매우 튼튼한 강소기업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 다시말해, 아무리 일본의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경제의 허리라고 할수 있는 튼실한 강소기업의 존재가 일본경제의 불안요인을 모두 상쇄시킬만큼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해외 투자자들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일본의 불안요인보다
그 안에 보다 본질적인 내실을 살핀다고도 할수 있습니다. 세계는 일본경제의 "기초체력"을 본다는 것이죠!

우리가 삼성이나 현기차가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도요타를 따라잡았다고 일말의 승리감에 도취되고 있을때
일본은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중소 (강소)기업들과 함께 자신들 경제의 튼실한 허리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파스님 댓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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